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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빠 스토리

아이에게 유튜브 보여주지 않기 (3일차)

 - 날씨가 좋으니, 생각이 나지 않는구나 - 

 (부제 :  하늘에서 앵무새가 내려와)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부모 참여수업으로 아파트 내 작은 잔디밭에서 봄 운동회를 한다. 나는 집에서 둘째 아이를 보고, 아내가 운동회 참석을 했다. 큰 딸은 친구와 함께 볼을 비비고, 목마를 타고 재밌게 놀았다고 한다. 운동회를 하면서 친구들과 과자를 게눈 감추듯 먹었다고 아내가 웃으며 이야기한다.

 

 어린이집에서 올라온 아이 운동회 사진을 보니, 아이의 표정에서 기분이 보였다. 끝없는 웃음과 행동에서 밖에서 뛰어다니는 즐거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아내가 이따 오후에 다른 아이들 엄마들과 놀이터에서 만나기로 했다 한다.


 오후가 되어 큰 딸을 어린이집에서 찾았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놀이터로 갔다. 놀이터에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 큰 딸은 킥보드를 타고, 이리저리 옮기고 친구들과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재잘재잘 거린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앵무새가 내려왔다. 아마 집에서 키우는 앵무새 같은데 집에서 탈출해서 밖으로 도망을 나온 것 같다. 갑자기 놀이터의 아이들이 구름떼처럼 앵무새로 몰렸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겁을 먹다가 날아가지 않고, 오히려 사람한테 오는 앵무새에게 접근을 했다. 아이 친구의 누나는 앵무새를 팔 위에 올리고, 이리저리 돌아 다닌다. 큰 딸은 신기한듯 옆에서 쳐다보면서 막상 무서워서 만지지는 못한다. 새가 갑자기 다시 날아 오르더니 아내의 옷 뒤를 잡고 섰다. 아내는 놀라서 꺄악~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아기띠를 하고 있던 둘째 아이가 놀라서 잠에서 깼다. 아내의 옷을 20여초간 잡은 새는 다시 날아 오르더니 낮은 나뭇가지에 앉았다. 또 아이들이 몰렸고, 새가 내려와서 아이들과 함께 놀아줬다. 그러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새가 지루해진건지 사람에게서 도망가지 않고 주인을 찾아줄 수 있게다 생각한 새가 하늘 멀리 날아갔다. 너무 순식간에 날아가서 아이들은 어딨는지 찾지도 못했다. 


 어느새 저녁시간이 다가오고, 친구들과 아이는 헤어졌다. 더 놀고 싶다고 아이들이 서로 떼를 쓴다. 같이 뛰어 다니고, 이리저리 다니는게 친구들이 좋은가보다. 생각해보면 부모가 놀아줘도 친구만큼 재밌게 놀아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친구들과는 같은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어른이 되면 맞춰주려고 하지만 정말 아이의 눈높이와 맞지는 않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에 온 아이는 이제 유튜브라는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 친구들과 함께 놀았던 사진을 보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오늘 운동회를 해서 신났다고 이야기한다. 유튜브 안보여주기 3일차까지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