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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아빠의 육아휴직, 그리고 고민 아빠의 육아휴직, 그리고 고민 오늘로서 육아휴직 3일차다. 5월 30일까지는 남은 연차를 사용했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크게 우려되는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경제적인 문제고, 다른 하나는 자격지심과 미안함이다. 먼저 경제적인 문제이다. 나와 와이프는 맞벌이를 한다. 맞벌이를 하다가 아무래도 1명의 소득이 줄어들면, 지출을 줄여야 한다. 그런데 나가는 고정비용은 정해져있다. 아파트 대출에 대한 이자, 식비, 공과금, 경조사비외에 돈 쓸 일은 많은데 수입은 줄어들었다. 그리고 최근에 철심제거 수술을 하면서, 수술 비용도 더해졌다. 육아휴직을 하면 휴직수당이 나온다고 하지만 그 돈은 절대적으로 한 가정이 1달을 먹고 지내기엔 부족한 돈이다. 주말마다 차를 타고 여행을 가던 것도 줄어들었다. 거기다가 육아휴직을.. 더보기
'밥과 요구르트, 요구르트가 더 좋아.' '밥과 요구르트, 요구르트가 더 좋아.' 육아휴직을 앞두고, 지금은 휴가중. 아빠의 육아는 힘들다. 아침 9시, 서윤이가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엄마를 찾는다. "엄마 어디갔어?" 엄마는 회사에 출근했어라고 말하면 아이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아직까지 아빠와 둘이 같이 있는게 어색한건지, 나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린이집을 가기 전 아이에게 아침 밥을 먹여야 한다. 오늘 아침은 어떤 것을 먹여야 할지, 세상의 큰 고민이 시작된다. 아침메뉴는 계란간장밥이다. 계란 후라이를 하기 전, 먼저 압력밭솥에 밥을 한다. 자취를 10년 정도해서 밥을 하는 것은 힘들지 않다. 밥을 하고, 어느 정도 압력솥에 증기가 돌고, 뜸이 들어서 뚜껑이 열릴 때쯤 후라이팬에 불을 켠다. 계란을 하나 탁~ 후라이팬.. 더보기
3살 딸의 습관 '3살 딸의 습관'(부제: 언니한테 갈꺼야) 육아휴직을 앞두고 남아 있는 연차를 사용했다. 오늘 5/16일부터 30일까지는 남은 휴가를 사용한다. 휴가라는 편안함이 가져다주는 단어와는 별개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부담감이 다가왔다. 와이프의 둘째 임신과 앞으로 살아갈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침대에 자고 있는 딸의 모습을 보면 그 생각은 잊혀진다. 조금이라도 아이가 더 잤으면 하는 마음에, 일어날 때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최소화한다. 곧 커튼을 걷으니, 딸이 눈이 부신지 뒤척이다 일어난다. 평소 회사 출근 할때는 딸을 데리고,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사는 처형네 집으로 데려다줬다. 처형네 두 명의 딸과 우리 딸 서윤이까지 3명의 아이를 차례로 등교 및 등원시켰다. 처형네는 딸 2명이 있는데, 초등학교 2학.. 더보기
이 말로 할 수 없는 기분과 느낌 혼란스럽다. 어떻게 표현을 하는게 좋을지, 어떤 말을 하는게 좋을지 모르겠다. 나는 육아휴직을 사용한다고 회사에 뱉었다. 그런데 오늘 와이프가 며칠동안 생리기간이었는데, 생리를 하지 않았다. 국내여행을 하면서도 생리대를 준비했다. 배도 약간 아픈게 곧 생리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어젯밤에 속이 메스껍다고 했다. 그냥 배가 고파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와이프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임신 테스트기를 사서 테스트했다고 한다. 결과는 2줄이 진한 임신이다. 아이를 2명 정도는 낳아야지 생각은 했다. 그런데 시기가 애매하다. 와이프가 혼자 돈을 벌어야 되는 상황이 곧 닥칠거고, 나는 육아휴직을 한다. 이제 와서 육아휴직 없던걸로 하자고 할 수도 없다. 새로운 생명과 가족이라는 기분이 좋지만, 상황이 .. 더보기
따뜻한 말 한마디 D-16 육아휴직 들어가기 전 까지 16일이 남았다. 그저께 전주에 처가집에 온지 이틀이다. 어제는 장인어른 생신이셔서, 가족들이 함께 외식을 했다. 배가 너무 불러서 가볍게 산책을 하고 가자고 해서 근처 덕진공원을 들렀다. 덕진공원을 들어가는데, 장모님께서 육아휴직과 관련해서 말을 꺼내신다. "자네, 너무 걱정하지 말고, 기왕 이렇게 된 거 1년 푹 쉬고 재충전하게, 계속 앞으로만 달릴 수 없지않나." 그 순간 가슴이 울컥해졌다. 공원을 돌면서 내 모습을 뒤돌아봤다. 학교생활, 취업하기 위한 취준생, 취업하고는 연애하고, 결혼하기 위해 돈을 버는 과정들. 나를 돌이켜 볼 시간은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처럼 빨리 달린 건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에 비교해서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빠른 걸음을 걸어야 했.. 더보기
타인의 걱정 D-17 연휴가 시작되었다. 나는 어제 장인어른의 생신 때문에 와이프와 함께 장인어른, 장모님이 계신 전주로 내려왔다. 차를 타고 가는 길에 와이프가 말한다. "아빠한테는 말 안했어, 그러니까 모른척해." 내가 육아휴직을 한다는 것을 모른척 하라고 한다. 괜히 걱정을 더 하신다고 아닌 척하라고 한다. 장모님한테만 말했다고 말한다. 한국 사회를 살면서 가장 무서우면서도, 도움이 되는게 타인에게 비쳐지는 모습이다. 나는 한 가족의 아버지, 아들, 남편, 사위, 삼촌, 이모부 등 많은 사회적 이름이 있다. 육아휴직을 했다는 결정했다는 것이 어머니, 아버지 세대들에게는 걱정이다. 요즘 취업도 힘들고, 다들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배부른 소리를 하는 건 아닌지... 3살 딸은 커가고 점점 돈 들어갈 일은 많은데 .. 더보기
돌아온 한 마디 D-18 아침에 사무실에 출근을 하니, 지점장이 본인에게 개인적이나 업무적이나 할 말이 없냐고 물어본다. 아마도 육아휴직을 사용한다고 말한 것을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대답을 원한 것 같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하니, 알겠다고 하시고 그러면 위에 보고를 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수첩을 들고 지점장의 상사의 방으로 들어간다. 한참을 이야기 하고 나오고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는다. 난 안다. 이 사람이 얼마나 자기 위주의 이야기를 했는지...1년 넘게 겪어 오면서 느낀 것은 이 사람은 본인이 살기 위해 뭐든지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약 2달전 모 대리님이 퇴사를 하려다가, 병가를 내니까 하는 말이 "미친 X아냐?"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사무실에 TO 걱정을 먼저 하는 사람이다. 인원이 부족하면 다른 사람 .. 더보기
더 이상 나를 방치할 수는 없었다. D-19 어제 나는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13.03.05 이후 약 4년 1개월만에 다니던 직장에 육아휴직 할거라고 말했다.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나태해지는 않을지 걱정과 고민이 먼저 나온다. 한편으로는 작년부터 1년 반정도 이어져오던 매일 지옥같은 삶에서 벗어난다는 것에 기쁨도 온다. 16년 말 그대로 지옥같은 상사를 만나서 온갖 욕설과 말도 안되는 일들을 시켰다. 그리고 리더라는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면 안되는가를 이 사람을 보면서 느꼈다. 자신의 감정에 앞선 결정, 일관성 없는 내용과 행동들이 얼마나 나를 비롯해서 직원들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느꼈다. 같이 일하던 동료 과장님은 고혈압으로 쓰러지고, 주말에 나오는 일이 반복이던 후배들을 보고, 나의 비겁한 모습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