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부골절로 인한 철심 제거를 하고 2주 후, 드디어 마지막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무릎 위쪽과 허벅지에는 기다란 수술자국이 남아있다. 그리고 수술 후 박아놓은 스테이플러심을 뺐다. 의학용어로 스테이플러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술 부위가 워낙 길어서인지 박혀있는 심들을 빼는데도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엑스레이 사진에는 그 동안 길게 보였던, 철심이 보이지 않는다.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다. 뼈 안에 구멍을 내서 그 안에 철심을 집어 넣어서 고정한 것이다. 그 철심을 몸속에 2년 가까이 가지고 있었으니...
지난 다친 과정을 생각해보면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기억으로 남은 것은 재활 과정이다. 처음 부러졌을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운동장으로 들어온 119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고 그리고 다음날 수술을 했다.
수술 후, 움직일 수 없어서 꽂아놓은 소변줄, 소변줄을 넣을 때 고통은 생각보다 심하다. 생각하기도 싫다. 그리고 소변줄을 빼고 난 뒤에는 이제 움직여서 화장실을 가는 배변 활동이 너무 힘들었다. 어머니가 오셔서 지켜줘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깁스를 푸는 날은 정말 홀가분했다. 그런데 마음먹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나의 무릎이 움직이지 않았다. 무릎을 굽히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통이 왔고, 처음 15도를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재활치료센터를 수차례 갔고, 의사 선생님이 시킨대로 무릎을 구부리는 연습을 했다. 90도, 120도 점점 늘어나서 어느정도 정상수치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좌식 식당은 정말 힘들었다. 무릎을 구부려서, 양반다리를 하는게 힘들었다. 한쪽 다리를 길게 펴서 앉았고, 가급적 의자가 있는 자리가 편했다. 그리고 양반다리로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 철심을 박아놓은 허벅지가 쑤셨다.
철심을 뺀 현재도 100%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지금도 재활을 해야 된다. 허벅지 옆은 여전히 불편하다. 그리고 양반다리로 불편하다. 그렇지만 내 속에 있던 철심을 빼니, 빼야되는데 라고 걱정했던 고민이 하나가 줄었다.
골절 수술로 내 인생은 많이 바뀌었다. 좋아하던 축구를 못한지가 2년이 넘었다. 그리고 무리한 자세나 달리기, 뜀뛰기 등을 조심하게 되었다. 건강한게 최우선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직 허벅지 골절 이후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100%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쳐서 고생한 나의 가족들에게도 미안하다. 돈과 시간을 많이 낭비했다. 그 시간을 인생의 밑거름으로 교훈을 삼아서 나아가야겠다.
'삶의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승세계에서도 걱정을 할까? (0) | 2017.07.11 |
---|---|
감자 그리고 사과와 양파 (0) | 2017.06.26 |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찾았나요? (0) | 2017.05.22 |
행복하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나요? (0) | 2017.05.17 |
에스키모인들이 늑대를 잡는 법 (0) | 2017.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