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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빠 스토리

따뜻한 말 한마디

D-16 


 육아휴직 들어가기 전 까지 16일이 남았다.

 그저께 전주에 처가집에 온지 이틀이다. 어제는 장인어른 생신이셔서, 가족들이 함께 외식을 했다. 배가 너무 불러서 가볍게 산책을 하고 가자고 해서 근처 덕진공원을 들렀다.


 덕진공원을 들어가는데, 장모님께서 육아휴직과 관련해서 말을 꺼내신다.

 "자네, 너무 걱정하지 말고, 기왕 이렇게 된 거 1년 푹 쉬고 재충전하게, 계속 앞으로만 달릴 수 없지않나."


 그 순간 가슴이 울컥해졌다. 공원을 돌면서 내 모습을 뒤돌아봤다. 학교생활, 취업하기 위한 취준생, 취업하고는 연애하고, 결혼하기 위해 돈을 버는 과정들. 나를 돌이켜 볼 시간은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처럼 빨리 달린 건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에 비교해서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빠른 걸음을 걸어야 했다. 

 

 오늘 일을 하고 나서는 내일 일에 대한 걱정을 했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에도 내일 다가올 일에 대한 걱정과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생각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하고 소중한 시간을 보낼 때도, 시간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삶이 지속되니까 결국엔 그게 나의 모습이 되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걱정을 하게 되었다. 걱정이 지속되니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감과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다.




 그런데 어제 장모님이 하신 말씀은 내 마음을 두드렸다. 다른 사람을 보고 뛰는게 아니라, 나를 보고 걷자. 나의 속도로 인생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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